
[뉴스피크] 최근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보호법)」이 개정됨에 따라,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관련 조례를 현실에 맞게 개정하자는 움직임이 본격 시작됐다.
지난 7월 10일 수원특례시의회에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보호법 개정에 발맞춰 지방자치단체 조례 개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정책간담회가 전국 각지에서 활동 중인 시민사회단체 관계자와 수원시의회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간담회에는 수원을 비롯한 경기지역과 경남 양산 등 전국 각지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해결과 평화·인권 활동을 이어온 수원평화나비 이주현 상임대표와 김향미 공동대표, 유현숙ㆍ 정연훈 운영위원, 김복동의 희망 김복동평화센터 윤미향 대표, 김포평화나비 황순연 대표, 오산 평화의소녀상 이숙영 전 대표, 이주현 사무국장, 김동수 운영위원, 안양 평화의소녀상 네트워크 진승일 위원장, 양산 김복동평화공원양산시민추진위원회 박미해 대표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간담회에는 수원시의회 사정희 의원(더불어민주당, 매탄1동,매탄2동,매탄3동,매탄4동), 강은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세류2동,세류3동,권선1동), 서지연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이 참석했으며, 수원시 여성정책과 관계자들 함께 참여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지역별 사례를 공유하고 지방조례 개정 방향을 논의했다. 특히 최근 개정된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의 주요 내용과 이에 따른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에 대해 집중적으로 의견을 나눴다.

21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김복동평화센터 윤미향 대표는 발제를 통해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보호법은 생활지원 중심에서 명예회복과 역사교육, 기념사업, 그리고 역사왜곡 방지까지 국가의 책무를 확대해 왔다”며 “특히 올해 시행된 법 개정은 피해자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방지, 추모조형물 관리 의무 등을 강화한 만큼 지방정부 역시 이에 맞는 조례 정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윤미향 대표는 2026년 6월 본격 시행된 개정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에 따라 각 지방의회가 관련 조례(예: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기념사업 지원 및 평화의 소녀상 보호∙관리 조례)를 제정하거나 개정할 때 반영해야 하는 핵심 내용을 '평화의 소녀상 등 추모 조형물에 대한 공적 관리 및 보호 체계의 강화'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 구체적인 항목으로는 1. 추모 조형물(소녀상 등) 정기 실태조사 의무화 조항, 2. 관리책임자 지정 및 공적 관리 체계 구축 3. 훼손 및 모욕 행위 방지 조치 (보호조치 강화) 4. 중앙정부(성평등가족부)-지방정부 간 공조체계를 명시하여 지자체장이 관내 실태조사 결과를 성평등가족부에 지체 없이 보고하고, 정부의 위안부 관련 기념사업 및 명예회복 정책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는 '협력 의무'를 담을 것을 제언했다.
윤 대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우수사례도 소개했다. 경상남도는 기림의 날 기념사업과 민간단체 지원 근거를 마련했고, 창원시는 평화의 소녀상 등 추모조형물 보호와 관리 근거를 강화했다.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는 기념사업과 교육사업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지속적인 역사교육을 추진하고 있으며, 경상남도교육청은 역사교육 활성화 조례를 통해 독립운동사와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교육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사례가 공유하며 각 교육청이 경남도교육청의 사례를 본받을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발제 후 참석자들은 지방정부가 단순한 시설 관리에 머무르지 않고 평화와 인권교육, 역사교육, 기념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조례를 구체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양산에서 새벽기차를 타고 참석한 박미해 김복동평화공원양산시민추진위원회 대표는 김복동 할머니의 고향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살려 평화공원 조성, 김복동 평화도서관 운영, 역사관 건립 추진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사례를 소개했다.
오산 평화의소녀상 이숙영 전 대표 등은 오산에서 평화의 소녀상 건립 이후 청소년 평화인권교육과 평화기행 등을 지속해 왔지만 보다 안정적인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포평화나비 황순연 대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고 학생 대상 역사·인권교육과 장학사업을 이어온 경험을 소개하며 “시민사회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지방정부의 책임 있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수원평화나비 김향미 대표는 학교와 대학에서 평화·인권교육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나 공모사업 중심의 지원 구조로는 지속성이 확보되기 어렵다며 조례를 통해 교육사업의 안정적인 지원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오산 평화의소녀상 이숙영 전 대표는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평화 인권교육을 계속 해오고 있는데, 지난 정부 때 힘든 일들이 많았는데, 법률이 개정되어 대응체제가 만들어졌으니, 오산시에도 조례 개정에 잘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싶다는 뜻을 밝혔다.
안양평화의소녀상네트워크 진승일 위원장은 전국적으로 평화의소녀상 등 일본군‘위안부’ 관련 기림비가 세워진 곳이 100여 곳이 넘는데, 관리되지 않고 방치되어 있는 곳이 많으므로 체계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그 책임과 역할을 조례를 통해 정립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안양지역에서는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되어 있는 곳을 평화광장으로 만들어 광장조성사업을 조례에 반영하는 문제, 역사왜곡 도서가 공공도서관에 비치되어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조례에 구체적 대안을 포함시키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참석자들은 향후 조례 개정 과정에서 ▲추모조형물 실태조사 및 관리체계 구축 ▲관리 책임자 지정 ▲훼손 및 모욕행위 예방을 위한 보호조치 ▲기념사업과 역사교육의 제도화 ▲민간단체와 지방정부의 협력체계 구축 등을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간담회에 참석한 강은호 수원시의원은 “생존자가 점차 줄어드는 지금이야말로 올바른 역사인식과 정의에 대한 정립이 필요한 시기다, 시와 의회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서 13대 수원시의회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서지연 수원시의원은 “평화와 인권, 민주주의 가치들을 의회에서 어떻게 받아 안고 실천해 낼 것인가,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 조례에 어떻게 구체적으로 반영할 것인지 적극적으로 의견을 듣고 힘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정책간담회 주관한 사정희 수원시의원은 “광역시와 기초자치단체간 재정여건의 차이가 조례의 구체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조례가 선언적 규정에 그치지 않도록 의무조항을 보다명확히 담아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제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한 추진 의지를 표명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간담회를 시작으로 지역별 조례 사례를 공유하고 전국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명예회복과 평화·인권 가치 확산을 위한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