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프리 스쿨’ 경기도교육청의 담대한 도전
상태바
‘폰 프리 스쿨’ 경기도교육청의 담대한 도전
  • 이민우 기자
  • 승인 2026.07.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액정 속에 갇힌 아이들 시선을 다시 세상으로 돌려놓는 것, 그것은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는 길
▲ 뉴스피크 이민우 기자.
▲ 뉴스피크 이민우 기자.

[뉴스피크] 인공지능(AI) 시대다. 교실은 이미 스마트 기기가 장악한지 오래다. 수업 시간조차 책보다 스마트폰 화면을 더 많이 들여다보는 현실이다. 학습 도구여야 할 스마트 기기가 오히려 배움의 몰입을 방해하는 '주의력 분산의 주범'이 된 교육 현장.

그 속에서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취임 첫날 ‘제1호 결재’로 ‘폰 프리 스쿨(Phone-Free School) 추진계획’에 서명해 주목된다. 단순히 “폰 쓰지 마!”라는 구태의연한 규제가 아니다. 스마트폰을 끄는 대신 그 자리를 ‘LAS(Literacy, Arte, Sports)’로 채우겠다는 구체적인 교육 철학이 담겨 있다.

안민석 교육감의 구상은 명쾌하다. 스마트폰을 내려놓은 시간은 ‘무(無)’의 시간이 아니라, 오히려 ‘유(有)’를 창조하는 시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독서와 문해력(Literacy)을 통해 파편화된 정보를 넘어 사유의 깊이를 더하고, 문화예술(Arte)로 메말랐던 감수성에 생기를 불어넣으며, 스포츠(Sports)를 통해 땀 흘리는 협동의 가치를 체득하게 하겠다는 발상이다.

숏폼 영상의 짧은 자극에 길들여진 아이들에게 느리지만 깊은, ‘진짜 배움’의 맛을 다시 보여주겠다는 게 안민석 교육감의 의지다. 이는 빼앗는 교육이 아니라, 디지털의 포로가 된 아이들에게 ‘자유’를 돌려주는 교육이다.

물론 정책의 성패는 현장에서 갈린다. 행정의 힘으로 강압적으로 밀어붙인다면 현장의 저항만 부를 뿐이다. 안 교육감 역시 이 점을 꿰뚫고 있다. 일방적인 지시가 아니라 학생, 학부모, 교직원이 참여하는 공감대 형성을 최우선으로 내세운 이유다.

학생 자치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학교 구성원들이 스스로 ‘폰 프리’의 필요성을 논의하며 규칙을 만들어갈 때, 이 정책은 비로소 ‘교육활동의 장애물’을 걷어내는 ‘배움의 토대’가 될 것이다. 경기도교육청이 뒷받침할 행·재정적 지원은 그 토대를 더욱 탄탄하게 다지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스마트폰은 편리하다. 하지만 그 편리함의 대가로 아이들은 ‘고립’을 선택하고 있다. 좁은 화면 안에 갇힌 시선을 다시 세상으로 돌려놓는 것, 그것은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는 길이다.

이번 ‘폰 프리 스쿨’이 교실 안의 스마트 기기 전쟁을 끝내고, 아이들이 다시 친구의 눈을 마주치며 책장을 넘기고, 운동장을 누비는 풍경을 되찾아주길 기대한다. 경기도에서 시작된 이 작은 ‘오프(OFF)’의 움직임이 대한민국 교육을 정상화시키는 거대한 ‘온(ON)’이 되길 바란다.

지금 우리 사회에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스마트 기기와의 단절이 아니라, 그 너머에 있는 ‘진짜 관계’와의 온전한 연결이기 때문이다.


주요기사